
넷플릭스에서 선보인 드라마 〈애마〉는 단순한 시대극이 아니에요.
1980년대 충무로 영화판을 배경으로,
당대 성인영화 산업이라는 민감한 주제를
정면으로 다루면서도 놀라울 만큼 섬세하고
또 따뜻한 시선으로 풀어낸 작품이랍니다.
이 드라마는 한 편의 영화를 둘러싼 갈등, 욕망,
그리고 연대에 대한 이야기예요.
실존 영화 《애마부인》을 모티브로 삼았지만,
그보다 훨씬 더 넓고 깊은 이야기를 담고 있어요.

주인공 ‘정희란’은 당대 최고의 여배우예요.
자신의 이름값도, 영향력도 있는 인물이지만
성적 노출을 당연시하는 대본 앞에서는
그 어떤 권력도 무력해진다는 걸 몸소 느껴요.
주연 제의를 단칼에 거절하고 나선 그 순간부터
희란은 고립되기 시작하죠.

반면, 나이트클럽에서 춤을 추던 무명의 ‘신주애’는
우연한 기회에 이 영화를 통해 주연으로 발탁돼요.
처음엔 기회를 잡은 게 기쁘기만 했지만,
촬영이 진행될수록 충무로에 만연한
성 상품화와 모욕적인 시선들에
점점 괴로움을 느끼게 되죠.

희란은 처음엔 주애가 자신의 자리를 빼앗은 경쟁자처럼 느껴졌지만
곧 그에게서 예전 자신의 모습을 보게 돼요.
자기 목소리를 내고 싶지만 내지 못하는,
싸우고 싶지만 방법을 모르는
그 어리숙하고도 단단한 눈빛 말이에요.
드라마의 중반부는 두 사람의 감정이 엇갈리고
서로를 향해 오해와 분노를 쏟아내는 장면들이 많아요.
특히 정희란이 구중호의 장부를 몰래 훔쳐보며
이 영화가 만들어지는 진짜 목적을 알게 되는 장면,
그리고 주애가 촬영장에서 모욕적인 장면을 강요받는 순간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을 만큼 현실적이었어요.

하지만 이 모든 갈등을 관통하는 건
“우리는 서로를 지킬 수 있다”는 믿음이에요.
결국 희란은 주애의 손을 잡고
자신의 커리어를 건 선택을 하게 돼요.
시상식 무대에서 희란은 카메라 앞에 당당히 서서
진짜 배우로서, 또 한 여성으로서
주애를 지지하죠.

그리고 마지막 장면.
두 사람이 말을 타고 광화문을 질주하는 장면은
단순한 판타지가 아니었어요.
벗어날 수 없을 것 같던 시대,
침묵해야 했던 현실을 박차고 나오는
그녀들만의 ‘해방 선언’ 같았어요.
그 씬 하나로 모든 감정이 터져버렸죠.
〈애마〉는 그 시절 성인영화를 둘러싼 이야기를
비판하거나 미화하지 않아요.
대신 그 안에서 침묵하고, 억눌리고,
때로는 이용당했던 여성들이
어떻게 서로를 발견하고,
어떻게 손을 잡게 되는지를 보여줘요.

지금까지의 어떤 시대극보다도
여성의 연대를 더 아름답고 힘 있게 그려낸 작품이에요.
웃기지만 결코 가볍지 않고,
무겁지만 전혀 지루하지 않은 이 드라마는
결국 우리에게 이렇게 말하고 있어요.
“진짜 변화를 만드는 건, 서로를 지켜보는 당신들의 눈빛이다.”
🎬 이런 분들께 추천드려요!
실존 영화 《애마부인》을 다뤘지만 완전히 다른 각도로 접근한 이야기가 궁금한 분
‘여성 서사’에 진심인 작품을 찾고 있는 분
1980년대 한국 영화 산업의 어두운 면모를 알고 싶은 분
이하늬 배우의 농익은 연기를 보고 싶은 분

자료출처: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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