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은영리포트 결혼 지옥 31회>:시댁의 고마운 지원 vs 숨막히는 고립 사면시가(家) 부부

 

<오은영리포트 결혼 지옥 31회>:시댁의 고마운 지원 vs 숨막히는 고립 사면시가(家) 부부

 

남편의 고향인 포천에 신혼살림을 차린 두 사람. 아무런 연고가 없는 포천으로 오기를 꺼렸던 아내에게 남편은 "외롭지 않게 해줄게"라며 수많은 약속을 했고, 아내 역시 남편의 다짐만을 믿고 결혼생활을 시작했다.

남편의 출근과 아들의 등원으로 정신없는 오전 시간이 지나면 사면시가(家) 부부의 신혼집은 적막하기만 하다.

말없이 집안일을 끝낸 아내는 무기력하게 소파에 누워 오매불망 남편의 퇴근만을 기다렸다. 남편의 퇴근 시간이 다가오자 아내는 기대에 찬 목소리로 전화를 걸었지만, 남편은 돌연 "친구와 약속이 있다"고 대답하고 아내의 목소리를 한순간에 싸늘해졌다.

잠시 후 남편이 퇴근하자 아내는 "왜 결혼 전 약속을 지키지 않냐?"며 언성을 높이기 시작했고, 결국 "왜 날 포천에 데려왔냐!"며 고성을 질렀다. "한 번쯤 이해해줄 수는 없냐?"는 남편의 호소에도 아내의 분노는 좀처럼 가라앉을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친구와의 술자리에서 남편은 결혼 전 아내에게 다짐했던 약속을 지키려 집안일과 육아를 도맡으며 아내를 위해 노력하지만, 지인과의 만남조차 허락해주지 않는 아내 때문에 "주변 사람들과 담을 쌓게 되는 것 같다."며 답답해했다.

다음날, 남편의 제안으로 두 사람은 오랜만에 데이트를 나섰다. 하지만 다정한 분위기도 잠시, 포천에서의 거취 문제를 상의하던 부부는 또다시 언성을 높이기 시작했다. 시댁의 도움을 받아서라도 포천을 떠나자는 아내에게 남편은 "우리 가족을 은행으로 여기는 거냐"며 언성을 높였고, 아내 역시 도돌이표 같은 대화에 답답함을 감추지 못했다.

그날 저녁, 친구를 만난 아내는 "남편과 시댁 사이에 항상 5대 1로 싸우고 있는 것 같다"며 시댁과 남편에게 서운했던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남편 역시 속마음 인터뷰에서 "나에게 더 중요한 것은 본가"라고 표현해 모두를 놀라게 했는데. 자신의 외로움을 보듬어주지 않는 남편에 대한 섭섭함으로 가득한 아내는 어릴 적 부모님의 이혼으로 힘들었던 기억을 꺼내며 "혼자일 때보다 지금이 더 외롭다"고 울분을 토했고, MC들 역시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오은영박사의 솔루션

 

오은영 박사는 남편이 아내의 '외로움'이라는 감정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충고했다. 특히 부모님의 이혼으로 외롭게 자란 아내가 힘들게 삶을 개척하며 일궈낸 자신의 미용실을 포기했을 때의 심정에 대해 되짚으며, 아내는 현재 극도의 상실감과 외로움으로 모든 의지가 꺾인 상태라고 강조했다. 남편 역시 "마음속에 늘 미안함을 느끼고 있었다"며 숨겨왔던 속마음을 꺼내 보이기도 했다.

또 오은영 박사는 남편이 원가족과 정서적인 분리가 되지 않은 것 같다고 진단하며, 가정에서 해결해야 할 일이 있으면 아내와 의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두 사람의 갈등을 자신의 원가족에게 전달하는 행동을 멈춰야 한다며, 두 사람과 시댁 사이에서의 '선 긋기'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두 사람의 일상생활을 지켜본 오은영 박사는 현재 부부의 감정표현 방식은 '가정폭력' 수준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특히 아내의 경우 억울하고 화가 나는 감정을 행동으로 표출하고 있다고 언급하며 이유를 불문하고 가정 내에서, 특히 자녀 앞에서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은 절대 금지라고 단언했다.

또 오은영 박사는 갈등의 중심에 자리한 '포천'이 두 사람에게 정반대의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남편에겐 가족과 친구, 직장 등 모든 것을 얻을 수 있는 공간이지만 아내에겐 직장, 친구, 심지어는 사랑까지 잃게 된 공간이라는 것. 특히 오랜 노력 끝에 차렸던 미용실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아내의 심정을 헤아려야 한다고 강조하며, 한순간에 무너져버린 아내의 꿈을 되살리기 위해 두 사람이 '미용실 개업 타임라인'에 대해 구체적으로 상의해볼 것을 힐링리포트로 제안했다. 또 포천에서 고립됐다고 느끼는 아내를 위해 손발이 되어줄 소형 중고차를 구매해보라며 사면시가(家) 부부를 위한 현실적인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