웜비어는 북한 여행 중 정치 선전물을 훔치려 했다는 이유로 2016년 1월부터 17개월간 북한에 억류돼 있던 미국 대학생이다. 2017년 6월 13일 혼수상태로 고향인 신시내티로 돌아왔으나, 결국 병원에 입원한 지 6일 만인 6월 19일 공식 사망 선고를 받았다.
생애
오토 웜비어는 1994년 12월 12일 미국 오하이오의 남서부에 위치한 신시내티에서 태어나고 그 지역에서 고등학교까지 쭉 졸업했다. 2013년 와이오밍 고등학교(Wyoming High School)를 졸업하고 버지니아 대학교 경영학부(McIntire School of Commerce)에 진학하였다. 웜비어는 대학에서 경영학과 경제학을 복수전공하였고 글로벌 지속가능(global sustainability)을 부전공으로 공부했다. 또 교환학생으로 런던정경대를 다녀왔다.
북한 패키지 여행중 억류
2015년 말 중국에 기반을 둔 관광회사 영 파이오니어 투어스(Young Pioneer Tours)가 주최한 5일간의 새해맞이 북한 패키지 관광에 참여하였다. 이 관광 상품의 홍보명은 "Destinations your mother would rather you stay away from" 즉 당신의 엄마가 당신이 가지 않았으면 하는 행선지. 이 관광 상품에는 그를 포함해 총 11명의 미국인이 참가하고 있었으며 계획대로라면 1월 2일 비행기를 타고 다시 미국으로 귀국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2016년 1월 2일, 웜비어는 복귀편 비행기를 탑승하던 중 전날 양각도국제호텔에서 체제 선전물을 절도했다는 죄목으로 수감되었다.
북한에서 기자회견
2016년 2월 29일 평양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웜비어는 북한의 체제 선전물을 미국에 가지고 가려고 했던 혐의를 인정하며, 그 이유는 버지니아 대학의 지 소사이어티(Z Society)에 가입하기 위해서라고 진술하였다. 웜비어는 지 소사이어티가 CIA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고, 지 소사이어티에서 선전물 밀반출에 성공하면 1만 달러짜리 중고 승용차 한 대를 주고, 붙잡혀 돌아오지 못하면 교회가 웜비어의 어머니에게 20만 달러를 주겠다는 약속을 했다고 밝혔다. 이에 어려운 가정 형편 탓에 그 제안을 받아들여 2015년 12월 29일 베이징을 거쳐 평양을 방문, 2016년 1월 1일 범죄를 감행했다는것이 기자회견을 통해 밝혀진 웜비어의 입장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웜비어의 아버지는 웜비어의 자백은 공식 인터뷰에서 믿을 수 없는 소리라고 일축했으며, 웜비어의 간첩 자백이 북한 정부의 강요로 인해 나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웃들도 웜비어의 아버지가 연매출 수백만 달러의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등 꽤 사는 집이고, 그가 살고있는 동네는 부자 동네인데, 10,000 달러짜리 중고차 때문에 범죄를 저지른다는 게 말이 되느냐는 반응을 보였다. 웜비어와 북한 관광 중 같은 호텔방을 썼던 영국인 대니 그래튼의 증언에 의하면, 출국 직전 웜비어가 공항에서 여권을 제출하자 연행되었다고 한다.
Z 소사이어티 역시 웜비어와 접촉한 바 없고 CIA랑 연계되지도 않았다며 부인했다. 애초에 웜비어는 유대교 신자였기 때문에, 웜비어의 부모는 교회에도 안 나가는 애가 무슨 교회의 지시를 받냐고 황당해 했다. 이에 대해 대북 전문가들은 주민들에게 미국과 기독교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심기 위한 인터뷰일 것이라고 보았다.
이때 열린 기자회견은 웜비어 측의 혐의 진술이 대부분을 차지했으며, 기자들로부터는 거의 질문을 받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진행되었다. 이는 문화어로 된 질문만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중국 신화통신 기자 한명만 '조선의 법기관으로부터 어떠한 고문이나 심리적 압박을 받은 적이 있는지'에 대해 질문했는데, 웜비어는 이에 대해 부인하였다. 설령 고문을 받았더라도 그렇다고 말할 수 없었을 것이다.
노동교화형 15년 받다
3월 16일 북한의 최고 재판소는 웜비어에게 국가 전복 음모죄에 해당한다며 15년의 노동 교화형을 선고함으로써 그를 용서하지 않았다. 이때 북한측에서 형식적으로 선별해준 변호인답게 웜비어측의 변호인은 "(웜비어가) 사회주의 복을 누려가는 태양 민족의 참모습을 직접 보면서 자기가 얼마나 어리석었는가를 스스로 느낄 수 있도록" 유기노동교화형으로 변경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미국 정부는 크게 반발하였다. 미 국무부 대변인 마크 토너는 이에 대해 북한이 반론이 존재함에도 미국 시민을 억류한 것은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고 주장하였다. 이후 3월 18일 조선중앙통신사를 통해 그가 체제물을 훔쳤다고 주장하는 영상이 공개되었다. 그러나 이 영상은 저해상도에 해당 포스터를 제거한 인물의 얼굴이 나오지 않는다. 설사 나온다 하더라도 북한의 상황을 상정해볼 때 현장검증이라는 명목으로 다시 찍어 조작했을 가능성도 높다.
노동 교화형이란 북한의 형사적 처벌의 종류 중 하나로써 일정기간 강제로 구금하고 북한의 '교화소'로 보내어 '일을 시키는 형벌'인데 남한의 '징역형'과 비슷한 것이다. 그 중 유기노동교화형은 15년까지로 그 위로는 '무기노동교화형'과 '사형'이 있다.
웜비어에게 적용된 혐의는 CIA 간첩이라고 자백하면서 적용된 북한 형법 제60조 국가전복죄다. 일단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에게는 전부 공통적으로 이 60조를 적용시키고 있고 부가적으로 64조 간첩죄나 65조 파괴암해죄 등을 적용하고 있다. 딱히 웜비어가 거짓자백 강요를 피할 방법도 없었겠지만 기적적으로 자백을 안 했다 해도 선전물의 절취혐의로 인해 2년~ 3년의 노동교화형에 처하는 제90조 (국가재산 절취죄) 적용과 김정일이 그려진 포스터를 돌돌 말면서 성립되어버린 2년 이하 노동단련형을 적용하는 제251조(권위훼손죄)의 중복 적용은 피할 수가 없었던 상황이다.
식물인간 상태로 송환 및 사망
'북한이 웜비어를 고문했다'는 정보가 미국에 들어갔고, 이를 인지한 북한 정부는 2017년 6월 6일 뉴욕 채널을 통해 웜비어의 혼수 상태를 처음으로 미국에 공식적으로 알리며, 웜비어 등 억류 미국인 4명의 석방을 조건으로 미국 전직 대통령 파견을 요구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의 전직 대통령 특사 파견 요구를 거절했고 혼수 상태에 있는 웜비어를 송환시키기 위해 조셉 윤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를 평양으로 파견했다.
2017년 6월 12일 미 공군 특별 전용기를 타고 2명의 의료진과 함께 평양에 도착한 조셉 윤 특별대표는 수시간에 걸친 협상 끝에 오토 웜비어를 데리고 나와 미국으로 출발했다. 북한이 미국 측에 웜비어의 석방 조건으로 200만 불(23억 원)을 요구했고, 조셉 윤 특사가 트럼프 대통령의 허가를 받아 북한의 요구를 수용했다는 사실이 나중에 밝혀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어떠한 일이 있어도 인질의 몸값을 지불하지 않겠다고 공약했기 때문에 미국 내에서 논란이 야기되기도 했다. 차후 이는 웜비어의 의료비였다고 밝혀졌다.
웜비어는 조셉 윤 특사 및 의료진과 함께 13일 미국으로 돌아왔는데, 사실상 식물인간 상태인 것으로 드러나 전 세계에 충격을 주었다. 북한에 처음 도착한 미국 측 의사의 질문에 북한 측 의료진은 웜비어가 식중독인 '보툴리누스 중독'에 빠졌거나 신경진정제를 과다 복용한 것이 문제가 되었다고 주장하였다.
웜비어가 미국에 도착한 직후 그를 진찰한 신시내티 대학 의료센터는 북한이 주장하는 보툴리누스 식중독과 관련된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과거 병력과 관련된 것인지는 알 수 없으며 중독이나 외상도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6월 19일 오후 2시 20분경 오토 웜비어는 미국에 도착한 지 엿새 만에 사망하였다. 웜비어의 유족이 유대교도였기 때문에 유가족들의 뜻에 따라 해부부검 대신 관찰부검이 행해졌다.
웜비어는 22일에 장례식을 치르며, 일반 시민들에게 공개되었다. 22일에 웜비어의 죽음을 안건 중 하나로 상정한 비공개 미국 상원위원회가 개최될 예정이었다.
한편 김정은의 친구이며 전설의 농구 선수라고 불리는 데니스 로드맨의 북한 방문날짜에 맞추어 송환이 이루어졌기에 로드먼이 어떤 역할을 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있었는데, 미국 국무부에서는 그냥 우연의 일치라고 일축했다. 이 때문에 미국에서는 로드맨이 북한 농구 육성에만 관심을 가지고 자국민은 등한시했다고 비난이 일었으며, 대중들의 비판에 직면한 로드맨은 자신은 웜비어의 석방을 김정은에게 부탁했었고 그게 이루어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망원인
웜비어가 입원한 신시내티 의료센터의 의료진은 웜비어가 "보툴리누스 중독증에 걸렸다는 아무런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웜비어의 주치의였던 대니얼 캔터 박사는 재판부에 제출한 서면 진술서를 통해 ‘웜비어의 사인은 뇌 혈액 공급이 5~20분간 중단되거나 크게 줄었기 때문”이라면서, 북한 측이 주장했던 식중독의 일종인 ‘보툴리누스균’ 증상이 웜비어에게 발견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북한에서 촬영된 뇌 촬영 사진을 근거로 웜비어의 뇌 손상 시점을 2016년 4월로부터 수주 전으로 예상해, 억류 기간의 상당 부분을 병상에서 보냈다는 점을 암시했다.
최성룡(납북자가족모임 대표)은 평양 소식통에 의하면 그가 본국으로 돌아가려 호텔에서 짐을 정리하던 중 방에 있던 '''김정은 사진이 실린 신문으로 흙 묻은 신발을 싸다가 그것이 발각되어 고문을 당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것도 흘러나온 소리고 북한이 왜 웜비어를 구금하고 고문했는지는 알 수 없다. 북한의 주장대로 CIA 첩자일 리는 없고, 부유한 집안에서 자란 웜비어가 흘러나온 썰대로 신발 가방도 사지 않고 다녔다는 건 믿기 어려운 데다가 신발싸개로 김정은 사진이 들어간 신문을 폐지로 쌌다는 건 탈북자들은 오히려 이해하지 못하는 주장인 게 애초에 북한은 로동신문 같은 것은 대량으로 발행하지도 않고 로동당원들조차 돌려보고 제자리에 가져놔야 돼서 한국 스포츠 신문처럼 방구석에 발싸개로 쓰게 외국인에게 주지도 않는다. 김씨일가의 사진이 들어간 면은 특별히 취급하며 훼손되지 않도록 하는 건 물론이고 얼굴이 나온 페이지가 접히지 않도록 조심하게 되어있다. 만약 김정은 사진이 들어간 신문을 발싸개로 쓰도록 놔두었다가는 웜비어가 아니라 호텔 종업원들이 먼저 고사포에 맞아 처형되는 세상이다.
북한은 고문이 없다고 주장하지만 17개월은 고문의 흔적을 없애기엔 충분한 시간이다. 과거 남한의 중정이나 안기부도 뼈가 부러지거나 얼굴이나 손발에 멍이 있을 때는 구금하다가 아물고 나서야 가짜 간첩이나 용공사범이라고 기자들에게 공개했고, 쌍팔년도 군대만 해도 고참에게 맞아 얼굴에 기스(?)가 나면 부모에게 파견 나갔다는 둥 훈련이라는 둥 거짓말을 하게 하며 휴가 외박을 제외시켰다.
美법원, 압류 北은행 계좌 2억8572만원 웜비어 부모에 지급 명령
미국 뉴욕 연방법원 판사가 지난주 2017년 북한에 인질로 잡혔다가 혼수상태로 풀려난 후 사망한 미 버지니아대 학생 오토 웜비어의 부모가 북한 은행 계좌에서 압류된 24만300달러(2억8572만원)를 받아야 한다고 판결했다.
이 금액은 2018년 워싱턴 D.C.의 연방 판사가 오하이오주 와이오밍에 사는 프레드와 신디 웜비어 부부에게 지급하라고 한 5억100만 달러 이상의 배상액 중 일부이다.
웜비어의 부모는 지난해 3월 북한과 자금이 압류된 북한 은행을 상대로 배상 이행을 위한 법적 조치를 요구했지만 북한과 북한 은행 모두 이에 응하지 않고 있다.
2018년 결정된 막대한 배상액 중 지금까지 웜비어 부모에게 얼마나 배상이 이뤄졌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웜비어 사망 5주기..미국정부와 한국정부에 대응
미 정부·법원도 웜비어와 유족을 외면하지 않았다. 웜비어 억류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시로 조셉 윤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의료진 2명과 함께 특별기로 방북, 교섭 끝에 웜비어를 데리고 나왔다. 그가 숨지자 워싱턴DC 연방법원은 북한 정권에 사망 책임을 물어 5억113만4683달러 배상 판결을 내렸다. 북한으로부터 배상받는 게 쉽지 않은 상황에서 지난 1월 웜비어의 부모가 동결 북한 자산 정보공개를 요청하자 재무부 해외자산통제실(OFAC)은 동의했다. OFAC는 2019년 이후 매년 법원 보호명령을 받아 웜비어 유족이 요청하는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오토웜비어법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가 2017년 11월 7일(현지시간) 북한의 국제 금융시장 접근을 전면 차단하는 내용의 대북 금융제재법, 이른바 ‘오토 웜비어법’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법안의 명칭은 2017년 10월 24일 미국 하원 본회의를 통과한 ‘오토 웜비어 북핵제재법’에 발맞춰 수정법안 발의 과정에서, 북한에 장기간 억류됐다가 본국 송환 후 사망한 미국 대학생인 오토 웜비어의 이름을 붙인 것이다.
오토 웜비어법은 미 의회 및 대통령 행정명령,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등의 제재 대상에게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경우 미국 내 자산을 동결하고 환계좌 및 대리계좌 개설을 금지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즉, 북한에 조력하는 금융기관에 대해 미국 금융시스템 접근을 전면 차단하는, 사실상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에 준하는 내용을 담은 것이다. 특히 대통령이 제재를 종료 또는 중단하고자 할 경우 의회에 보고하도록 하는 등 행정부의 대북 제재에 대한 의회의 감독 권한을 한층 강화했다.
8급 공무원 이대준씨와 한국정부
지난해 9월 웜비어와 마찬가지로 북한에 희생된 해양수산부 8급 공무원 이대준 씨와 유족에 대한 당시 정부·국회 반응은 정반대다. 정부는 이 씨가 북한군에 붙잡혀 총살당하기까지 6시간 동안 목숨을 구하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그가 숨지고 4시간 뒤 문재인 대통령은 유엔총회 연설을 통해 종전선언을 제안했다. 해경·군은 이 씨의 도박 빚을 부풀리고 실종 당시 정신적 공황 상태였다며 “월북 시도가 확실하다”고 몰아갔다.
이 씨 유족이 진실 확인을 위해 정보공개청구 소송을 제기해 서울행정법원이 지난해 11월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지만, 정부는 항소와 대통령 지정기록물 지정으로 답했다. 5월 윤석열 정부 출범 후 관련 정보열람을 추진했지만, 이번엔 국회가 막아섰다. 재적 의원 3분의 2 동의를 얻으면 열람이 가능한데 170석의 더불어민주당을 이끄는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은 “민생이 심각한데 그런 걸 할 때인가. 협조할 생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국민 생명을 지키는 일은 헌법이 부여한 가장 큰 책무다. 헌법 제10조는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고 규정했다. 기록물 열람이 가능한 방법·범위를 찾아 진실을 규명하고 대통령·정부가 국민 생명의 보호 의무를 다했는지 확인해 잘못이 있다면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것이 지난 9개월간 가장을 잃고 월북자 가족으로 내몰린 이 씨 유족의 울부짖음에 국가가 늦게나마 답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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