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H무역은 어떤 곳이었나?
YH무역은 자본금 100만원과 종업원 10명으로 1966년에 설립한 작은 가발 제조업체였다. 당시 가발 경기의 호황과 정부의 수출 지원정책에 힘입어 1970년대 초엔 직원 4000여명에 이르는 대기업으로 성장했다. 창립자 장용호는 창업전까지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의 무역관이었고 그는 사업적인 감각도 뛰어났다. 그는 공적 업무중에 취득한 정보를 빼돌려 자신의 사업에 개인적으로 이용하였다. 또 막강한 인맥을 자랑했는데 그의 인맥은 청와대까지 닿아있었다. 당시 갑싼 노동력과 막강한 정보와 인맥을 이용하여 상상도 못할 어마한 돈을 벌어들였고 가발 하나로 재계 15위의 대기업으로 성장하였다. 장용호는 미국에서 백화점을 설립해 외화를 빼돌리고 무리하게 은행에서 빚을 얻어 사업을 확장해 나갔다. 그러나 1978년 제2차 석유파동이후에 가발산업의 수출감소와 쇠퇴등으로 인해 회사는 점점 어려워졌고 노동자를 500여명으로 줄이고 4월에 폐업을 선언한 뒤에 같은해 8월 6일 2차 폐업을 공고 하였다. 그는 저임금으로 노동자들을 고용했을 뿐만아니라 불법적인 해고와 부당 전직, 전출, 감봉등에 행위를 하였다. 후에 장용호는 자신은 미국에 기반을 두고 사업을 하였고 국내투자를 하였다고 주장하며 억울함을 호소하였고 그는 뉴욕에서 가족들과 함께 여러활동을 하며 편안히 살았다고 한다.
YH무역의 여공 '김경숙'
회사에 부당한 처사에 견디다 못한 YH무역의 여공들은 들고 일어났고 이때 YH무역 노동조합이 결성됐으며, 조합에서 핵심적인 역활을 하던 김경숙, 박순금,이옥자,전정숙등을 해고 하였다. YH무역은 회사 사정이 어려워지자 여공들을 대량 해고 하였으며 노동조합이 정기대의원대회를 개최하고 농성을 벌이자 최종적으로 폐업한다는 공고를 붙인 것이다. YH무역에 김경숙은 회사에서 번돈으로 동생과 가족들에 생계를 책임지고 있었으며 당시 많은 여공들이 김경숙과 같은 처지였다. 자신들이 힘들게 번 돈으로 동생들 공부시키고 생활비를 버는 힘겨운 생활을 했던 것이다.
"배고파 못살겠다. 먹을 것을 달라."
YH무역에 남은 170여명의 여공들은 당시 이런 글귀가 크게 써있는 피켓을 들고 회사운영의 정상화와 근로자의 생존권을 요구하며 서울 마포구 도화동 신민당사에서 농성을 벌였다.
잔인하게 몽둥이를 휘둘렀던 그날..
1979년 8월 11일 새벽 2시 1000여명의 경찰들은 이른바 '101호 작전'을 개시하고 신민당사 난입하여 여공들을 폭력적으로 제압하여 강제 연행하였다. 당시에 사진들은 인터넷을 보면 기절한체 끌려가거나 속옷조차 추스리지 못하고 물건처럼 질질 끌고 가는 현장 사진들을 볼 수 있다. 대부분의 시위자들은 어린 여자 노동자들이었고 당시에 경찰들은 건장한 남자들로 이루워졌다. 23분만에 모두 제압당하였고 당시 무자비한 폭력으로 휘둘렀고 이과정에서 '김경숙'이 사망하게 된다. 당시 겨우 22살이었다. 취재중이던 기자들과 신민당 직원, 경비원들까지 무차별 폭력으로 중경상을 입었다. 신민당 김영삼 총재와 박권흠 대변인까지도 폭행당해 갈비뼈가 골절 되기도 하였다.
유신체제 종식의 방아쇠가 되다.
김경숙의 죽음으로 사람들은 경찰의 무력진압을 비난하며 투쟁에 동참하게 되었다. '김경숙 살인사건'의 사인규명과 책임자 문책등을 요구 하는 농성을 벌였고 미국 국무부에서 조차도 경찰에 지나친 해산조치는 가혹하다는 성명서를 냈다. 이에 박정희 정권은 반발하였고 김영삼 총재가 국회의원에서 해임되는등 헌정사상 최초이며 초유의 사태까지 벌어졌다. 김영삼 국회의원의 제명은 부산지역의 민심을 건드렸고 '부마민주항쟁'을 촉발하였다. 학계에서는 훗날 YH무역사건이야 말로 유신체제의 종식의 방아쇠 역활을 하였다고 평가했다. 현재로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사건인것 같다. YH무역의 어린소녀들의 희생이 더해져 지금 민주주의를 이뤄내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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